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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유난한 도전"과 "무브업"을 읽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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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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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언젠가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거나 비지니스를 하고 싶다라는 꿈이 마음 한 구석에 계속 남아 있다. 그래서 다양한 스타트업의 비지니스에도 관심이 많아서 창업 경진대회 발표 영상도 간간히 보고, 올해 1월에는 코엑스에서 진행된 앤틀러 코리아 데모데이를 직접 보러 가기도 하였다. 최근 우연히 토스 대표가 정주영 창업 경진대회에서 발표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이 발표에서 이유와 끈기의 중요성을 전달했고, 멋진 발표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머리속에 더 남은 발표 내용이 있었다. 창업을 하면 회사를 1순위로 생각해야 하고, 가족의 대소사를 챙길 수 없으며, 자녀와 굿나잇 키스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오래 전부터 자녀가 생기면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 이야기가 머리속에 강하게 남았다.

그러다가 몇일 뒤, 오랜만에 기술 서적 말고 책을 읽고 싶어서 "유난한 도전"을 읽어 보았다. 토스의 초기 시작부터 최근까지 있었던 우여곡절 스토리가 너무 흥미로워서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다. 뭔가 내 마음속에서 열정들이 꿀틀꿈틀 튀어나오려고 했고, 내가 현재 있는 상황에서 주도적인 변화들을 많이 만들어가야겠다라는 다짐을 다시 했다. 멋진 결과물들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감탄하고 빠져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분들은 어떻게 가족과 일의 균형을 잘 맞추고 있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는 회사에서 일하는 절대적인 시간도 길었고, 자기 개발을 위해서 사용하는 절대적인 시간도 많았다. 하지만 자녀가 생기고 나서 1년 동안은 육아휴직을 쓰고 주 양육자 생활도 하였고, 지금은 일, 육아, 자기 개발, 사회 관계, 건강등 다양한 영역에서 균형을 맞춰서 다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예전에 이 책을 읽었다라면 나도 저렇게 열정적으로 일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라는 생각에 몰두 되었겠지만, 지금은 다른 삶의 영역도 보게 된다. 가족들과 저녁 식사도 하고,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굿나잇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일 걱정없이 충분히 시간을 보내주면서... 책에 나온 성공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일까?

불안

무의식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것에 정말 빠져서 그것에 몰두하는 사람이라는 정의를 가지고 있었다. 아주 옛날에 읽었던 책 "생각하는 미친놈"에서는 박서원님 이야기가 담겨있었는데, 하루에 몇 시간만 자고 미친듯이 살았던 이야기가 있었다. 이번에 같이 읽었던 "무브업" 책에서는 저자인 성일레인님이 하루에 몇 시간만 자면서 일과 학업을 동시에 잘 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는 그런 성공 이야기를 동경하였고, 어떤 것에 정말 빠져서 그 하나에 몰두하는 매니아가 항상 되고 싶었다. 따라서 "유난한 도전"에 나온 것처럼 정말 치열하게 일해야 하고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졌다. 그리고 그렇게 내 커리어를 가지고 가지 못해서 자괴감이나 자격지심을 느끼는 시기도 있었다. 사회에서 어떻게 나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고 불안했다. "유난한 도전"에서는 초기에 제너럴리스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각 영역에 스페셜리스트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특정한 분야에 스페셜리스트라고 할만한 커리어를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무브업"에서 "Move up 밸런스 게임"이 나온다. 질문 중에 내가하는 업무가 사라져도 몇 달은 다른 사람을 기용할 필요가 없는지 선택하는 내용이 있었다. 나는 회사에서 빠르게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일까 질문을 해보고 다시 한번 불안감을 느꼈다.

희망

"내가 경제적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주는 질문이다. 나는 IT 기술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재미있다. 가끔 너무 재미있게 다른 사람과 개발 이야기를 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내가 이 일은 즐긴다는 것을 느끼곤 했다. 돈을 벌지 않아도 될 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생겨도 나는 지금 일을 계속 하고 싶다. 나는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어쩌면 개발자는 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희생하면서 그 목표를 달성하고 싶지는 않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데, 착하기까지 한 사람이 되려는 욕심일까? 고민만 많이하면 불안감만 더 쌓인다. 그냥 단순하게 일할 때는 일에 집중해서 주도적으로 즐겁게 하자. 가족과 시간을 보낼때는 그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들에게 집중하자. 계속 틈틈이 자기개발 시간도 만들고, 그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지가 않더라도 주어진 시간에 즐겁게 공부하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과 의미없는 일에 보내는 시간을 줄이는데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