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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설계 7단계를 내 실생활에 적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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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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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읽었던 첵 "훅(Hooked)"에서 포그 행동모델 B=MAT를 알게 되었다. 이번에는 BJ 포그가 쓴 책 "습관의 디테일(Tiny Habits)"을 읽어보았다. "훅(Hooked)"에서는 동기(Motivation), 능력(Abillity), 계기(Trigger) 세 가지가 함께 작동하여 행동(Behaviour)를 만든다고 간단하게 소개했다. 하지만 "습관의 디테일(Tiny Habit)"에서는 행동 설게 7단계로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행동 설계 7단계

  1. 열망을 명확히 한다.
  2. 행동 선택지를 탐색한다.
  3. 자신에게 적합한 구체적인 행동을 찾는다.
  4. 아주 작게 시작한다.
  5. 적절한 자극을 준다.
  6. 성공을 축하한다.
  7. 반복하고 확대한다.

나는 뭔가 새해 계획했던 다짐들이 몇 일 지나 무너지는 것에 자책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렇게 지속하지 못하는 것이 동기 부여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하곤 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동기와 의지는 상당히 변덕스럽고, 이것들에 의존하여 행동을 바꿀려고 하면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동기와 의지는 신뢰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이 두 가지를 가지고 행동을 설계한다면 변화의 기대치는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행동은 쉽게 바꿀 수 있다. 변덕스러운 동기나 의지에 의존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내가 작심삼일로 끝낸 행동들이 있다고 하면 자책하는 대신에 다음과 같이 생각해볼 수 있겠다. "그것들을 하도록 하는 자극이 있었는지?", "그것을 하는 것이 나한테는 너무 어렵지 않았는지?" 질문을 해보고, 다음에는 잘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내 아이들이 어떤 일들을 약속대로 하지 않거나, 까먹고 안 할 때는 "왜 너는 그렇게 밖에 못하는거니"라는 식으로 비난하지 말아야 겠다. 까먹었다고 하면 그것을 잘 보이는 곳에 메모를 붙여놓거나, 약속대로 하지 못한 것은 그것이 하기에는 힘들지 않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것을 잘 할 수 있을까" 같이 질문해보고 같이 행동 설계를 해보자.

행동 설계 7단계로 나의 과거 돌아보기

나는 예전에 새벽에 수영장을 가서 상급반에서 높은 강도로 수영을 했다. 매번 새벽에 일어나서 수영을 가는 것은 어려운 행동이었고, 강도 높은 수영을 50분동안 하는 것도 어려운 행동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침형 인간이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덜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젊었을 때 농구, 축구등 힘들 때까지 자주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강도도 상대적으로 덜 어려웠던 일이었던 것 같다. 포그의 행동설계 3단계 자신에게 적합한 구체적인 행동을 찾는다에서 뭔가 억지로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이미 동기가 충분히 있는 일을 찾는다. 동기를 y축, 능력을 x축으로 하는 그래프에 새벽에 수영장을 가는 것은 2사분면에 있는 것이었다. 수영장에서 가서 잡생각을 안하고 물속을 가르는 느낌이 좋았고, 수영장을 가는 것은 억지로 해야된다는 생각보다는 하고 싶다라는 동기가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조금씩 체력과 수영 스킬이 늘어나는 것이 자극을 주었다(행동 설계 5단계). 그리고 그렇게 아침에 운동을 하고 출근 하는 길에 뿌듯함을 느꼈고, 가끔 주위에서 부지런하고 대단하는 칭찬도 받았다(행동 설게 6단계).

복학해서 이제 진짜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해보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강한 동기가 있었다. 그런데 이 동기는 하고 싶다라는 것보다는 해야 된다라는 동기였다. 물론 그당시에 책에서 행동군 탐색, 포커스 맵 같은 것을 작성해보면서 나에게 적합한 행동을 찾는 과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행동설계 4단계 아주 작게 시작한다를 잘 적용했었다. 도서관에 그냥 앉아 있는 것만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도서관을 가기 시작했다. 뭔가 내가 엄청나게 공부를 많이 할거라는 목표를 세우고 도서관을 갔다고 하면, 실망감만 돌아오고 쉽게 포기했을 것 같다. 도서관에 있는 습관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거나 과제를 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성적도 좋게 나왔다. 이러한 것들이 과정에서 적절한 자극이 되었고, 최종적으로 학년 4등과 성적장학금이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이러한 결과물에 대한 칭찬과 축하들을 받게 되었고, 그 다음 학기에도 또 성적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늦게 복학하면서 팀과제에서 조장과 발표를 많이 맏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책임감과 함께 과제들을 더 열심히 하는 환경적이 요소들도 같이 존재했다.

이렇게 내가 습관으로 잘 만들었던 행동들을 생각해보니, 행동설계 7단계에서 설명한 내용들이 이런저런 잘 들어가 있었다. 반대로 내가 습관으로 만들고 싶었으나 어느 순간 하지 않고 있는 행동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아주 작게 시작한다와 반대로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잘할려고 했던 것 같다. 기술 블로그도 꾸준히 쓰고 싶어서 개설을 여러 번 했지만, 뭔가 내용들을 잘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있어서 점점 쓰는 것이 힘들어지고 중단하곤 했다. 새해가 되거나 어떤 계기에 의해서 동기 부여가 되었을 때 개설을 했다가, 몇 번 쓰고 나서 다시 접는 것을 여러 번 반복했었다. 이번에는 내가 독서한 내용이나 공부한 내용들을 글이라는 것으로 표현하면서 장기기억으로 남기기 위해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을 했고, 지금까지는 꾸준히 잘 쓰고 있다. 이렇게 블로그 글이 쌓이면서 word cloud로 나를 표현할 수 있게 되는게 재미있고, 주말에 내가 시간관리를 잘해서 이렇게 글을 남겼다라는 뿌듯함도 존재한다.

그리고 알고리즘 꾸준히 공부하기, 영어 꾸준히 공부하기도 습관으로 만들지 못한 행동들이다. 두 가지 모두 해야만 한다하고 싶다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것 같다. 알고리즘은 내가 개발자로 커리어를 쌓으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싶은 분야이다. 입사를 할 때 알고리즘 코딩 테스트가 의미가 있는 과정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그냥 꾸준히 알고리즘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언제든지 그러한 코딩 테스트를 풀 수 있는 기본기를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계속 꾸준히 학습하지 못했다. 책에서는 능력 체인이라는 개념으로 시간, , 신체적 노력, 정신적 노력, 일상 영역에서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파악해본다.

  • 그 행동을 할 시간이 충분한가?
  • 그 행동을 할 돈이 충분히 있는가?
  • 그 행동을 할 신체적 능력이 되는가?
  • 그 행동에는 창의력 또는 정신적 에너지가 필요한가?
  • 그 행동은 일상생활에 맞는가 아니면 조절이 필요한가?

알고리즘 꾸준히 공부하기는 정신적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한 작업이었던 것 같고, 일상생활에서 그 행동을 끼워넣을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알고리즘 관련 기술 서적을 읽으면 너무 기초적인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데 시간 낭비 아닌가 생각이 들었고, 또 어려운 것은 정신적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서 매번 꾸준히 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면 지금은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니깐, 다시 나의 수준에서 조금은 정신적 에너지를 적게 쓰는 쉬운 책을 선택해봐야겠다. 그리고 작게 시작하기 위해서 따로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매일 1시간씩 알고리즘을 공부하려고 했던 과거 계획과 다르게, 하루에 10분만 가볍게 보자는 계획을 세워본다. 그리고 나의 일상에 연결할 수 있는 앵커 행동을 점심 식사로 정해서, 점심 식사 후 소화시키면서 10분동안 정신적 노력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는 알고리즘 서적을 읽는 것으로 정해본다. 이렇게 점심먹고 알고리즘 공부를 한다면, 아들에게 Good job하는 것처럼 나에게도 Good job이라고 해주자!

집단의 행동 설계

최근 팀에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것, 다시 말하면 기존에 해왔던 방식에서 변화를 줘야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책에서는 동일한 방법으로 개인의 행동 설계뿐만 아니라 집단의 행동 설계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행동 설계 7단계를 활용하여 아래처럼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1. 팀에서 달성해야하는 정량적인 목표나 정성적인 목표를 명확히 하고, 팀 전체가 이를 같이 이해하도록 한다.
  2. 현실성을 베재하고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다양한 해결책을 상상해본다.
  3. 포커스 맵과 같은 방법으로 상상한 해결책들을 분류한다. 그리고 영향력이 크고, 하기 쉽고, 동기 부여가 되는 행동들을 찾는다.
  4. 이 행동들을 하기 쉽도록 만든다. 시간, 돈, 신체적 노력, 정신적 노력, 일상이라는 능력 체인에서 어떤 것에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하여 더 쉽게 할 방법을 생각한다.
  5. 행동을 자극할 방법을 찾는다.
  6. 성공을 축하한다.
  7. 행동들이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해결방안도 생각한다. 여기서 팀원들의 동기나 의지가 부족해서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행동을 위한 설계가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하고 다른 설계로 재시도를 한다.